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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초밥의 유래

by 센스런 202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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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의 유래

 초밥(스시)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근래에는 일본에서도 그 기원이 동남아시아 지방이라는 것이 문화 인류학자들 사이에 통설로 되어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으로부터 타이, 라오스의 원주민과 보르네오 화전민 사이에서도 나레 즈시(일본의 오래된 초밥 중 하나입니다. 소금을 넣어 잘 섞은 밥을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 생선 배 속에 채운 후 나무상자에 넣고 무거운 돌로 누른 상태에서 수주일에서 수개월 동안 재워 두어 자연 유산 발효시킨 다음 생선만을 먹습니다)와 비슷한 음식이 조사되었습니다.

 나레즈시의 기원은 모내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섬 등지의 열대 · 아열대 지역에서 나레즈시는 밭에서 키운 벼의 화전 농경과 연관이 있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납니다. 즉 밭에서 물 없이 키우는 재배법을 주로 하는 산에서 사는 화전 농경민이 강고기의 저장법으로 나레 즈시를 발달시켰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산에서 사는 화전 농경민에게도 하천에서 고기를 잡는 일은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수렵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안정된 단백질 획득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남 아시아 대륙 지방에서 나레 즈시는 산에 사는 화전 농경민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평지의 수전 농경민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모내기가 산지에서 평지로 확대되어 가는 과정에서 나레 즈시가 이동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구체적으로 동남아시아 스시의 원류라고 생각되는 것을 깊이 파고들어 가보면, 타이에는 '쁘라하', '빠하', '쁘라자오'라는 생선 절인 것이 있고 지방에 따라 여러 가지의 조리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쁘라하'는 문자 그대로 썩은 생선이라는 의미인데, 쌀을 쪄서 생선과 섞고 도자기 속에 채워 공기가 통하지 않게 밀봉한 후 무거운 돌로 눌러 1개월 정도 둔 것으로서 상당히 냄새가 강합니다. 일반적으로 '쁘라하'는 나레 즈시의 원형이며 밥과 생선을 섞은 후 채워 넣어 밀봉한 것이 기본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여러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절임은 대개 이런 원리를 따른 것입니다.

 한편 북쪽 보르네오에는 여러 가지 방법의 절임법이 있습니다. '쟈루구'는 내장을 꺼낸 생선과 쌀밥에 소금을 섞어 대나무통에 채워 넣은 후 바나나 잎 뚜껑으로 덮어 1~2주간 두었다가 땅속에 파묻어 두면 한층 맛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공기에 접촉될 우려도 없고, 온도가 낮으면서도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찬차로구'는 살아 있는 새우나 작은 생선류를 돼지기름으로 볶은 밥에 소금을 섞어 5~8일쯤 지나서 먹는 것입니다.

 대만의 산간 지방에는 '도스도'라는 스시가 있는데 이것은 은어 같은 담수어, 돼지, 멧돼지, 사슴 등 육류와 밤 또는 쌀밥을 섞어 절였던 것 같고, 그 맛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만큼 강한 냄새가 나는 스시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것과 유사한 것이 있는데 식혜가 바로 그것입니다. 강원도 주변의 식혜는 찐쌀과 보리로 싺을 틔워 가루로 만든 후 훗케(놀래기처럼 생긴 바닷고기)를 잘게 썰어 소금에 절인 무와 고춧가루를 첨가해 절입니다.

 중국 대륙에서 나레즈시의 보급은 대개 동남아시아 대륙 지방의 상태와 유사했는데, 단지 중국 나레 즈시의 산지는 옛날부터 화남 지방에 한정되어 있었고 17세기 초반 이후에는 스시라는 존재가 일반에게 잊혀져 스시 문화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일본 고대의 스시는 아마도 이러한 아시아 각지의 여러 형태의 스시가 모내기 문화와 함께 전래되어 발달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일본 고대 문헌에는 산간 지방에서는 은어, 연어, 잡어, 붕어 등 민물생선으로 스시를 만들었고 해안 지방에서는 전복 , 멍게 등 주로 조개류를 이용해서 스시를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고대의 원형을 간직한 채 현존하는 스시가 일본 각지에 산재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천전 전통을 자랑하는 오오미(지방 이름)의 붕어 스시입니다. 이것은 비와코라는 담수의 호수에 접한 해안의 어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매년 5월 초순 산란을 위해 비와코의 얕은 곳에 모인 붕어를 잡아 사용합니다.

 오오미 붕어스시의 절임 방법이면서 일본의 나레 즈시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자면,

1) 먼저 도구를 이용해서 알이 터지지 않도록 생선 입을 통해 내장을 꺼낸 후 잘 씻어 물기와 소금기를 뺍니다.

2) 그런 다음 시오기리(생선의 입을 통해 소금을 채워 넣은 후 무거운 돌로 눌러 소금에 절이는 작업)를 하고 물기를 잘 닦습니다. 3) 일정한 그릇에 사람의 체온 정도로 식힌 밥과 붕어를 겹겹이 재운 후 뚜껑을 더고 무거운 돌로 눌러 놓습니다.(돌의 무게에 따라서 수분의 처리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붕어 스시 맛을 좌우합니다).

지금의 스시는 어떻게 발전해 온 것일까?

 생선만을 먹는 나레 즈시는 완전히 익는 데 거의 1년이나 걸릴 뿐 아니라 밥은 발효시키는 데만 필요하고 버려지기 때문에 쌀을 좋아하는 일본인에게는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밥이 어느 정도 시어지고 생선에도 유산균이 배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덜된 것을 먹는 방법이 시작되었습니다.(1500~1600년 전)

 1600년대의 스시를 만드는 방법은, 먼저 가장 신선한 생선을 구하여 아가미, 내장, 비늘을 제거한 후 물에 씻습니다. 소금을 사용해 생선을 일정 시간 눌러 놓은 다음 깨끗이 닦습니다. 쌀로 밥을 지어 식힌 후 스시통에 넣고 생선을 넣습니다. 이때 생선과 생선이 닿지 않도록 나무 뚜껑으로 스시통 입구를 빈틈없이 막는데 통속의 밥과 생선에 닿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통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고 2~3일이 지나면 식초물이 부풀어 오르는데, 여기에서 하루 정도 더 지나면 냄새도 나지 않고 딱딱하지도 않으며 시지도 않고 맵지도 않은 좋은 스시가 됩니다.

 1700~1800년에는 빠른 스시와 함께 하룻밤 스시라는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이 '세이죠 스시'입니다. 나레 즈시의 1년 가까운 절임 기간이 겨우 열흘로 끝난다면 확실히 빠른 스시이고 하룻밤 스시라면 더욱 빠른 스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시고의 양조법이 진보했고 식초 맛이 뛰어나 직접 밤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밥의 발효를 촉진시켜 간단하게 초밥을 상자에 채운 후 위에 생선류를 올려 뚜껑을 덮고 무거운 돌로 수시간 눌러 놓았다 먹는 '상자초밥(당시 기리스시라고도 했음)'이 고안되었고 이것이 현재 관서지방 상자초밥의 기원입니다. 완성된 한 상자의 초밥을 칼로 잘랐고, 또 이렇게 자른 한 조각의 스시를 대나무 잎으로 말고 상자에 가지런히 넣어 가볍게 눌러 놓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에도 있는 '사사마키 스시'의 원형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스시를 기초로 고안된 것이 '에도 니기리스시'입니다. 니기리스시는 상자초밥이나 오시즈시와는 달리 스시 상자에 채워 넣거나 누르지 않고 그대로 만드는 방법으로써 생선이 갖고 있는 맛을 손상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드는 시간도 빠른 특징이 있습니다. 이때부터 와사비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 이러한 과정에서 에도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고 생각됩니다.

 오늘날에도 니기리스시와 관서 지방의 하코스시, 오시즈시는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던 거와 같이 스시는 역사가 오랜 음식으로서 종류도 많고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 여러 가지 형태로 분포되어 잇습니다. 당시의 니기리 스시는 간장이나 식초로 맛을 내고 계절 생선류를 이용하여 계절감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시기에 여러 가지 스시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 바라스시 : 지라시스시와 같은 것으로 초밥 위에 생선 재료(다네)를 섞어서 그릇에 담아내는 것

* 무시스시 : 생선 재료를 섞은 초밥을 그릇에 넣어 찜통에서 찐 다음 내는 것

* 자킨스시 : 얇게 부친 계란으로 싸서 내는 것. 접는 방법에 따르면 후쿠사스시라고 함

* 마키스시 : 김밥과 같은 것으로 김이나 다시마로 맛을 들이니 생야채나 말린 야채를 초밥과 함께 마는 것

 현재 니기리스시는 생선류의 살이나 계란말이, 성게알, 연어알, 아귀 간 등 생선알이나 내장을 사용하여 초밥을 만든 후  와사비, 생강 등을 섞은 간장을 찍어서 먹습니다. 또 오늘날에는 냉동 기술이 발달해 스시의 생선 재료를 대나무발로 말은 가느다란 마키라 금방 만들어 먹는 데마키, 그 밖에 창작에 의한 우라마키, 니기리 스시와 같은 모양에 자유자재로 생선 재료를 말은 것 등 세계 각국의 여러 가지 생선류를 보급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스시는 세계의 건강식품이 되어 생선에 한정되지 않고 육류, 야채, 그 밖의 여러 나라 각국의 음식과 초밥이 어우러져 그 나라의 새로운 식생활에 흡수되었습니다.

 스시는 생선 재료와 초밥의 민감한 균형이 중요한 음식입니다. 스시 본래의 맛이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도 만드는 사람이 쥐는 방법, 만드는 방법이 서툴면 결코 맛있는 초밥이 될 수 없습니다.

 흔히 생선초밥하면 '에도마에스시'라고 합니다. 도쿄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초밥을 말하는 것입니다. 니기리 스시의 경우 왼손 네 손가락과 오른손 네 손가락의 움직임에 의해 신속하고도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스시는 아무리 솜씨가 좋다 해도 생선의 선도가 좋지 않으면 실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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